이희정 작가노트
Artist's Note.
흐름
나의 그림은 점으로부터 시작한다. 점들이 이어져 선이 되고 선은 면이 된다. 수많은 점들 속에서 흐름을 본다.
흐르지 않으면 죽어있는 것.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 앞에 우리는 점으로 서 있을 뿐이다.
우리는 모두 점이다. 아주 작고 정처 없는 푸른 점.
숲을 그리는 데 있어 숲의 색만 보는 것이 아닌, 하늘 아래의 숲, 빛의 방향에 따른 숲, 비가 내리는 숲, 바람이 부는 숲,
흙과 오래된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발효된 듯한 냄새, 이슬이 묻은 잎들, 공허하며 어둡고 흑암이 가득한 먼 곳의 숲속, 신비, 고요함, 신선함, 신성함,
나를 압도할 것과도 같은 두려움의 숲, 그리고 숲에 있을 때 느끼는 영적인 부분까지 그림에 담아내려고 한다.
나의 그림 속, 숲 앞에 노루와 한 사람이 걷고 있다. 사람은 노루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사람은 앞을 알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길을 가고 있지만 괜찮다.
미리 다 그려진 지도가 없어도 뜻밖의 일이 벌어져도 괜찮다. 한 번도 걷지 않았던 자신의 앞에 저 길이 거룩한 땅임을 믿고 가고 있다. 몸을 맡기고 있다.
나는 신을 그릴 수 없어 노루를 대신해 그렸다. 신이 내 앞에 생을 인도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노루와 나’또는 ‘신과 나’의 제목으로 정하고 싶었지만 흐름으로 정했다. 당신이 신을 만난다면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므로.
화려할 필요 없다.
강렬할 필요도 없다.
매혹적일 필요는 더욱 없다.
자연을 그리면 된다.
사람들은 화려하고 강렬한 색에 끌리지만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결국 자연이니까
사람들은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머무르고 싶어 하니까
삶이 어떤 큰 흐름 속에 있다는 것과 연기(緣起), 모든 현상이 생기(生起) 소멸하는 법칙을 묵상하며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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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
My paintings begin with a single dot. Dots connect to form lines, and lines become surfaces. Within countless dots, I see a flow.
Without flow, things remain lifeless. Everything is interconnected, and before nature, we are merely dots.
We are all dots—small, wandering, blue dots.
When I paint a forest, I do not only see its colors. I depict the forest beneath the sky, the forest under different directions of light, the forest in the rain, the forest in the wind.
I capture the fermented scent that rises from the earth and old trees, the dew-laden leaves, the distant woods filled with darkness and emptiness, mystery, stillness, freshness, sacredness.
I paint the forest that evokes an overwhelming sense of fear, and the spiritual presence one feels when immersed in it.
In my paintings, a deer and a person walk before the forest. The person follows behind the deer. They cannot see what lies ahead, nor the path they are on, yet they are unafraid.
Even without a pre-drawn map, even when unexpected events arise, it is okay. They walk forward, believing that the untraveled path before them is sacred ground. They surrender to the flow.
I cannot paint God, so I painted a deer in His place. I wanted to depict the presence of God leading my life.
I considered titles like "The Deer and I" or "God and I," but in the end, I chose "Flow." Because when you meet God, everything flows naturally.
There is no need for extravagance.
No need for intensity.
No need for allure.
Simply painting nature is enough.
People are drawn to vivid and striking colors, yet what they truly long for is nature.
People seek places of peace and stillness.
As I paint, I meditate on the idea that life exists within a great flow—on the concept of pratītyasamutpāda (dependent origination), and the law that all phenomena arise and cease.
학력
일본 동양 미술학교 회화전공
개인전
2017. '사라져가는 제주 풍경'(이희정갤러리)
2012. '바람의 나무 퐁낭'(카톨릭대학교 벤센트 갤러리초대전)
2011. ‘나비'(제주 휘닉스 아이랜드 초대전)
2010. '나비'(프쉬케월드 초대전)
2010. '내가 당신 마음을 사로잡나요'?(나비나라 박물관 초대전)
2006. '너를 사랑하게 되다'시화집출판기념(강남 교보 문고 이벤트홀)
2005. '나비축제'(함평 나비 축제 초대전)
2004. '나지막이 날 불러 주오'(성보 갤러리)
2003. '모든것으로부터의 자유(단성갤러리)
그룹전
2022. 산지천 기획전시 당선 '망의 메아리' (산지천 갤러리)
2022. 우리 모두는 어린 아이였다(하랑갤러리)
2021. 제19회 대한민국 회화 대상전(인사아트프라자2,3,4,F)
2020. 제11회 한국현대미술작가 연합회 정기전(온라인 전시)
2019. 동경아트페스타(일본 동경도 미술관)
2016. 한.중미술교류전(제주문예회관전시실)
2012. 함평 나비 축제 기념(함평 군립 미술관)
2010. 여성미술대전(대전서구문화갤러리)
2010. 나비나라박물관(나비 나라 박물관)
2005. 서울시드니 100인의 소품전(호주벤센트 갤러리)
2003. 터키현대미술교류전(톱하네아니레미술관)
2003. 한국회화의 위상전(인사아트프라자)
2003. 한.중현대미술의 만남전(중국위해시 박물관)
아트페어
2024. 대구아트페어(수화랑)
2024. 제주아트페어(이룸 갤러리)
2024. 부산 BAMA(로터스 갤러리)
2022. 울산 아트페어(하랑 갤러리)
2008. 유럽현대미술 아트페어 부스전(프랑스 아트메츠)
수상
2019. 동경아트페스타 특선(일본 동경도미술관)
2013. 여성미술대전 특선 (대전서구문화갤러리)
2002. 기독교미술대전 특선(조선미술관),미술세계대상전 입선(단원전시관)
문화활동
2017. 10.21.'이희정 작가 초청' 갤러리콘서트(서귀포 김정문화원)
2017. 사라져 가는 제주 풍경 제주의 자화상' (다음 스토리 펀딩 창작자 선정)
출간
2006. '너를 사랑하게 되다'-시화그림집(랜덤하우스중앙)
2009. '나비'-어른을 위한 동화(문학동네)
매체
제주MBC창사 31주년기념예쁜엽서전 공간디잔인(학생문화원)
kbsTV문화지대 '나비의 꿈과 사랑'kctv사람과 세상'나비와 연인'방영
경력
한국 미술협회회원, 제주대학교평생교육원 미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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